쇠와 불의 만남과 철학과 예술, 영원한 대장장이로 불리우는 사나이 김정식씨(63세)를 지난 14일 그의 업장인 김씨공방(칠원읍 예곡리 832-38, 광려천북로 272)에서 만났다.
중년의 풍모가 익은 그는 “어릴 적 세상 물정을 조금 알아갈 예닐곱 살부터 대장간을 운영하던 선친 덕에 쇠와 불을 계속 접하게 됐다.”며 “조부는 마을 훈장을 하셨는데, 선친은 스승을 만나 타계하실 때까지 60여 년 정도를 매진하셨다.”고 하며 “선친을 기술을 배우다 떠나시고 혼자가 되니 가족의 애틋함을 뺀다면 스승이 없기에 혼자 터득해야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거의 주문 제작으로 칼 등을 만들었는데, 보통 몇십만 원에서 천만 원 사이의 가격이다.”고 했다. 또 그는 도검(刀劍)기술도 보유했으나 현재 쓸 일이 없으며, 관련법의 허가도 있어야 할 뿐더러 생계유지가 어렵다고 했다. 도검의 경우 제작기간은 6~7 개월 정도 소요되며 몇 천만원에서 억 대를 호가한다고 했다.
보통 단조->열처리->탬퍼링 등을 거쳐 칼이 완성되는데 장비들은 직접 설계하거나 수입장비 등이며, 예전에는 사람이 일일이 망치질을 했지만 현재를 기계가 대체한다고 했다.
대장장이 김정식 씨가 공방에서 불에 달군 쇠를 모루 위에 올려놓고 망치질하고 있다
칼 하나 만들어지는 것에도 20에서 30여 가지의 수공정(手工程)을 거친다고 했다. 그리고 심근경색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오다보니 먹고 살수 있을만큼만 되면, 지금까지 받은 고객분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손잡이가 나무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된 보급형 칼을 주력 제작한다고 했다. 주위에서는 나무로 하면 몇 배는 돈을 더 받는데 하며 이해하지 못했으나, 자신은 안분지족(安分知足)하면 될 일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전국에서 김씨공방을 많이 찾고, 많이 주문한다.”며 “무덤이나 토기 등 겉으로만 부각된 아라가야의 문화는 원래 철기문화다”라고 단언하며, “철기문화를 복원시키고 싶어 10여 년을 뛰어다녔지만 이를 함안군에서는 허투루 생각하는 듯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철기문화는 아라가야의 주특기가 아니냐” 했다.
그리고 “과학이 제아무리 발전해도 출발은 감각이다.”며 “지금까지 많은 제자들이 있었지만 감각을 다 익히기도 전에 떠났다.”며 “비워낼 줄 알고 겸손할 줄 알아야 채울 수 있는 법이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소비자들에게는 국산품이 부족해도 그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산 칼을 이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상감기법이나 조각기법 접쇠기법 등도 체득(體得)하고 있다.”며 잠시 창 너머 하늘의 구름을 보더니 “만사 살면서 잠시 빌려 쓰고 있는 것일 뿐, 언젠가는 돌려주어야 한다.”며 이어 만인의 대자연에 대한 역할론도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남은 여정에 있어 대중들을 위해서 부담없이 칼을 접할 수 있게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