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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6-22 16:21

  • 오피니언 > 윤만보 작가 이방실 장군이야기

이방실 장군이야기 17

기사입력 2026-03-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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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만보 작가
전 경찰서장(총경)


그러나 이것은 전하의 명입니다. 자칫 우물쭈물하다가는 왕명을 거절하였다는 오해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방실이 걱정스레 말했다.

 

그렇지요, 왕명을 어기고서 우리가 어찌 살아남기를 바라겠소? 또 자칫 총병관이 눈치채기라도 한다면 우리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가 있어요. 밀직부사의 손을 거쳐서 왔으니 어명은 확실한 것이고, 속히 손을 써야 하오. 시간을 지체할 수가 없어요.”

안우가 이방실의 의견에 동조를 했다.

 

결국 세 사람은 왕명대로 총병관 정세운을 즉결처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날 밤 세 사람은 전승을 위로한다는 구실로 술자리를 마련하고 정세운을 초대했다.

정세운이 도착하기 전에 낭장 정찬에게 일러서 힘센 군사 다섯 명을 선발하여 군막 밖에 대기 시켜놓았다.

 

총병관 대원수님 그 동안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제술 한잔 받으시지요.”

안우가 먼저 정세운에게 술을 권했다.

이어서 김득배가 술을 권했다.

제 술도 한잔...” 이방실도 따라서 권했다.

세 장수는 정세운이 취하도록 돌아가면서 술을 권했다.

정세운은 안심하고 술을 주는 대로 마셨다.

어허 이거 주는 대로 마시다 보니 어느새 술이 취하는구려 허허

정세운은 기분이 좋았다. 정세운이 술이 취하여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세 사람은 눈짓을 주고 받았다. 이방실이 눈치를 채고 소피를 보는 척하고 자리를 비웠다.

잠시 후 낭장 정찬이 병사 다섯 명과 함께 술자리에 들이닥쳤다.

웬 놈이냐?” 정세운은 놀라서 세 장수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이 일은 총병관께서 만든 일이요. 우리도 어명이라 어쩔 수 없소.”

안우가 병사들에게 눈짓을 했다

너희가 어찌 이런 일을...” 정세운은 미쳐 말도 마치지 못하고 철퇴를 맞고 쓰러졌다. 이어서 병사가 달려들어 쓰러진 위로 칼질을 해서 목숨을 끊어버렸다.

 

행재소에 이일이 알려진 것은 사건이 일어난지 열흘이 지나서였다. 세 원수는 일을 벌여놓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어명을 내린 임금이나 밀직부사가 사람을 보내올 줄 알았는데 아무런 기별이 없으니 자신들이 벌인 일에 점차 확신을 잃게 된 나머지 당황하여 지리저리 고민을 하다가 이쪽에서 사람을 보내기로 하였다. 마냥 기다려서 될 일이 아니었다. 안우는 휘하 장수 목충을 행재소로 보내서 사실을 아뢰게 했다. 임금께 고하기 전에 먼저 김용을 만나서 사건의 전말을 알리도록 하였다.

 

김용은 계획한 대로 정세운을 제거하였다 하니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다음 일이 문제였다. 왕명을 위조하여 벌인 일이므로 모든 일이 탄로가 나지 않도록 꿰맞추어서 임금이 눈치채지 못하게 만들어야 했다.

술 좌석에서 벌어진 일이라 하였느냐?”

그렇다고 들었소이다. 술이 한 순배 돌고나서 다투었다 하더이다.”

-” 김용은 깊이 숨을 들이쉬고 생각을 했다.

김용은 머리를 굴렸다. 원래 그는 잔꾀에 능한 사람이다.

정세운과 세 원수가 홍건적 퇴치 공을 다투었으리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다가 다툼이 벌어진 것이다. 술김에...

김용은 머리 속으로 당시의 상황을 그려내었다. 그리하여 사건이 일어난 전후 사정을 교묘히 꾸며서 임금에게 보고를 하였다.

 

임금은 김용의 보고를 받고 깜짝 놀랐다.

아무리 술김이라도 그렇지 정세운은 왕을 대신해서 장수들을 지휘하여 홍건적을 퇴치하라고 보낸 장수가 아닌가? 임금의 명이 지엄함을 보여주도록 부월(斧鉞, 전장에 나가는 장수에게 왕명으로 군사를 지휘하라는 뜻으로 내린 도끼)까지 내려주었는데 그런 장수를 부하되는 자들이 공모하여 쳐죽이다니, 이는 역모다!

 

왕은 군사를 보내서 연루된 세 장수를 잡아들이라 명을 내렸다.

이때 어전에 모여있던 경천흥, 유탁 등 신하들이 아뢰었다.

저들은 풍전등화같은 고려를 위기에서 구해낸 명장들이 옵니다. 우선 저들을 불러서자초지종 사정을 조사해 보아야 할 것이 옵니다. 아직 적도를 다 물리치지 않았는데 자칫 군심이 흔들릴까 두렵나이다.” 이 일이 역모로 비화될까 두렵다는 뜻으로 말했다. 상장군 홍사우등 여러 장수들은 정세운을 비난하는 상소를 올렸다.

판삼사사 홍언박은 정세운이 출정할 때에 말과 태도가 매우 오만하였으므로 당연히 그리 되었을 것입니다.”라고 말하여 세 원수를 감쌌다.

 

더함안신문 (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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