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만보 작가
전 경찰서장(총경)
“잘 해야 하네 이것은 이제 시작이야, 기회를 봐서 임금까지도 없애버릴 것이야.”
김용은 일을 마치고 돌아가려는 김림에게 낮으막히 말했다.
“예?”
“놀랄 것 없네 자네는 이번 시키는 일만 잘 하고 지켜보고 있게”
김용은 얼굴에 음흉한 미소를 띄었다. 김림은 더 이상 묻지를 않았다, 물을 수가 없었다. 임금까지도 시해하겠다니... 삼촌이 어디까지 욕심을 부리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어서 두려웠다.
3원수(元帥) 살해 사건
한바탕 전쟁을 치루고 모처럼 휴식을 취하는 안우의 막사에 김림이 찾아왔다.
“어쩐 일이요? 공부상서 대감께서” 안우에게 전혀 뜻밖의 손님이었다.
전쟁이 끝났다 하지만 이제 막 개경을 수복하였고 적도들은 도주하면서 마을에 들러서 여전히 약탈질을 하고있는 마당인데 전쟁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전 공부상서가 불쑥 찾아오다니 뭔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긴한 어명을 받고 왔소이다.”
긴한 일이라니? 임금이 명이라면 순군부나 어사대에서 올 일인데 난데없이 전 공부상서가 찾아오다니 미심쩍었지만 어명이라 받들지 않을 수 없었다.
김림은 가슴 속에서 밀지를 꺼내어 안우 앞에 내놓았다.
“전하의 어명이 들어있습니다. 은밀히 전하라는 명이 있는지라 비밀을 지키기 위하여 밀직부사께서 사사로이 조카인 저에게 전달하라 하였습니다.”
”음-“
안우가 받아든 봉투에는 틈새마다 옥새가 찍혀 있어서 말하지 않아도 은밀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봉투를 개봉하고 내용을 확인한 안우는 화들짝 놀랐다.
”아니, 이게 이게 무슨 일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안우는 놀라서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소신은 모르는 밀이옵니다. 저는 그저 상원수께 전하라는 명만 받았습니다. 이방실, 김득배 상원수에게도 같은 내용을 전했으니 알아보시지요.“
김림은 자신은 부여된 일을 다했다고 하면서 도망치듯 안우의 앞을 물러서 나왔다.
그는 막사를 빠져나오면서 등어리에 식은 땀이 거득히 차있는 것이 느껴졌다.
김림이 돌아가자 이방실이 안우를 급하게 찾아왔다.
이방실도 안우와 같은 내용의 교지를 받고 찾아온 것이었다.
”어찌 이런 일을 우리에게 명할 수가 있다는 말이요?“
”그러게 말이요. 총병관이 역모를 꾸미다니요? 우리가 전쟁을 치루는 동안에 그는 다른 마음을 먹고 있었다는 말인데 이게 말이나 될법한 일이요?“
”전하의 어명이라 하지 않소,“
교지에 적힌 내용이 너무도 엄청나서 믿어지지가 않았다. 정세운은 지금까지 전투에서 생사를 같이한 동료가 아니든가? 더군다나 그는 군권을 한몸에 쥔 직속 상관 총병관인데, 어찌하여 부하가 된 몸으로서 그를 죽일 수가 있다는 말인가?
정세운이 욕심이 과해서 위세를 떠는 점은 있으나 그가 명장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그런 그가 부하들이 전쟁을 치루는 통에 몰래 원나라와 내통하고서 임금을 제거하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니 참으로 놀랄 일이었다.
”이 안의 내용을 다 믿어야 할지요?“
안우가 미심쩍어서 이방실에게 물었다.
”밀직부사가 직접 사람을 보내온 것인데 믿어야지요.“
밀서의 내용에는 정세운이 임금의 총애를 받기 위하여 부하 장수인 자신들의 공까지 가로채어 제가 세운 것인양 부풀려서 장계를 올려 임금을 속이고 있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여기 이 내용을 보오 참으로 가증스럽지가 않소?“
이방실이 다소 흥분하여 말했다.
”잠깐 여기서 우리가 이러고 있을 것이 아니라 김득배 상원수와도 의론을 해봅시다.“ 두사람은 같은 내용을 받았다는 김득배를 찾아갔다.
김득배 역시도 같은 내용의 교지를 받고서 어디에 의론할 데가 없어서 긍긍하던 차에 두 사람의 방문을 받았다.
세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의론을 하였으나 너무나 큰 일이기에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제 겨우 난을 평정했는데 우리끼리 베어죽여서야 되겠소? 정히 부득이 하다면 체포한 후에 전하의 직접 처결을 기다리는 것이 옳은 일이지 않겠소?“
김득배가 신중히 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