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제도로 평가받고 있으며, 건강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한 국민과 의료현장에서 사명감으로 헌신해 온 의료인들이 함께 이뤄 낸 성과이다.
그러나 국회 예산정책처 발표의 건강보험 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고 고령화로 의료 이용이 급격히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건강보험재정이 위협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수입 구조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이 낭비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의료의 공공성과 건강보험 제도를 훼손하는 불법개설기관, 이른바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은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며,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무장 병원, 면허대여 약국은 비의료인이 의사나 약사의 명의를 빌려 개설한 뒤 환자 중심의 진료가 아닌 수익 중심의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기관을 말한다.
정상적인 의료기관과 구분하기 어려워 적발이 쉽지 않고, 불법개설 징후가 포착되어도 수사 착수까지 시간이 걸려 건강보험의 재정 누수가 지속된다.
불법개설기관은 의약품 오남용 등 불법행위를 자행하며, 국민의 생명을 위협함과 동시에 국민들이 납부한 소중한 건강보험료 마저 낭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공단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9년부터 2025년까지 불법개설기관이 챙긴 부당이득은 약 2조 9천억 원에 이른다. 이러한 부당이득금이 잘 환수되어야 하지만 불법개설 및 환수시점에 이미 증여, 허위매매 등으로 재산을 은닉하여 실제 환수한 비율은 8.5%에 불과한 실정이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보험자인 공단이 현재 수사 권한이 없어 행정조사 이후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며, 불법개설 자금흐름 추적 등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단의 사무장병원(약국) 특별사법경찰제도 도입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사무장병원(약국) 특사경’ 제도는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행정공무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해 사무장병원, 면허대여약국 등 불법개설 기관만을 대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공단은 불법개설기관 조사 경험이 있는 전문 인력 보유, 다년간 불법개설기관을 조사하면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11.5개월에 달하는 수사기간을 3개월로 단축시켜 재정누수를 차단할 수가 있다.
전문성을 갖춘 공단에 특사경 부여 시 초기 단계부터 직접 수사에 참여함으로써 신속성과 실효성을 높이고, 불법개설기관의 사전 진입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 정책인 것이다.
특사경 제도의 조속한 도입으로 국민의 건강, 국민이 납부한 건강보험 재정을 지키고, 성실한 의료기관을 보호하며, 보험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공단 특사경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