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광
전 함안축협 조합장 · 수의사
우리나라는 평균 출산율 0.62명의 저출산과 농어촌 고령화율 46%에 이르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이는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절반 가까이가 향후 30년 내 소멸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도시의 뿌리인 농어촌이 무너지면 국가 기반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농촌 인구 유입 정책은 실효성이 부족했다. 초기 지원만 제공한 뒤 정착과 자립은 개인에게 맡기는 방식으로는 젊은 세대와 은퇴 세대를 농촌으로 끌어들이기 어렵다. 실질적인 영농 창업 지원과 안정적인 소득 구조, 체계적인 사후 관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농가 부채는 늘고 소득은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농촌의 미래를 지키는 핵심은 ‘사람’이다. 특히 농촌의 작은 학교는 지역 공동체를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다.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학교가 문을 닫으면 마을도 함께 사라진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돌아와야 농촌에 다시 희망이 생긴다. 이는 젊은 학부모 유입을 통해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길이기도 하다.
농촌에서도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다양한 소득원을 마련하고, 교육·의료·문화 환경이 도시와 크게 차이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 인구 수만을 기준으로 한 지자체 행정 기준 역시 농어촌 현실에 맞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2026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이 증액되고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확대된 점은 다행스러운 변화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농촌 인구 유입은 지자체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정부와 정치권, 지자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농어촌 소멸은 현실이 될 것이다.
떠나는 농어촌, 정말 이대로는 안 된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