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광욕
햇살 바른 오후
만개한 햇살아래가 분주하다
엄마가 빨아 널어 놓은 아이 운동화
갱년기에는 일광욕이 최고라던 아이들 목소리도
쟁쟁거리고
ㅡㅡ시작노트
핑크커피맛이 최고라며 소문난 그 집
햇살에 피어나는 것은 꽃 뿐이 아니었다.
여린 새싹들과 눈맞추려는데 쪼르르 달려나온 운동화들이 꽃처럼 이쁘다.
'아이들이 왜 저렇게 많아요' 하였더니 신발장에서 겨울을 지낸 먼지들을 씻겨 말리는 중이란다.
포송포송 아이의 맨살이 닿는 순간 엄마 사랑 피어나겠다.
순간, 병실에서 산소호흡기 꽂고 계신 엄마가 보고싶다.
울엄마도 그러셨지.
세상에서 제일 깨끗하게 씻고 말려주시던 운동화.
' 멋쟁이는 신발이 항상 깨끗한 사람이야'
하시던 말씀이 귓가에 쟁쟁거리고.
핑크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쑥라떼를 주문한다.
올해는 엄마가 좋아하시던 쑥버무리도 못해 드린다.
콧줄로는 불가능하시니까.
지난 겨울 119로 달려오시던 날
백목련 필 때까지만이라도 살아 계셔달랬더니
엄마는 그 약속도 지켜주신 것이다.
엄마란 이름은 눈물의 질량과 비례한다던 시인의 말씀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