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3-09-27 12:22

  • 뉴스 > 전체

‘반공전승의 터 기념비’ 이제 자리 잡나

군민이 조성…역사 자료 수십년 방치

기사입력 2023-05-12 16:15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1961년 9월 15일 가야초등 후문 건립됐던 반공전승의 터 기념비


다음 달 6월은 호국보훈의 달로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한국전쟁이 발생한 지 74주년과 정전 7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중앙정부로부터 비롯한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까지 각계에서 호국보훈을 기념하는 행사를 갖는다.

하지만 함안군의 경우 주민들이 건립한 반공전승의 터기념비를 관심 부재로 오랫동안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온 것으로 드러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기념비는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금하여 만든 반공전승의 터 기념비를 아무도 찾지 않는 외진 곳에 옮겨져 아무런 관심 없이 방치되어 오던 것을 서울에 살고 있는 출향 향우 이희성 씨의 관심으로 새롭게 조명되게 됐다. 이 비는 관()에서 건립한 것이 아니라 순수 군민들의 자발적인 헌, 성금으로 조성하게 된 것이다.

반공전승의 터기념비는 전쟁이 끝난 뒤 7년 이후 61915일 가야초등학교 후문이 위치한 주변에 주민들의 뜻을 반영하여 건립되었다.

이 자랑스러운 반공전승의 터기념비는 당시 6·25를 참전하고 경험한 주민들은 인민군들이 진주 방면에서 군북면을 거쳐 가야읍으로 이동하면서 아군과 적군의 공격과 방어가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지방도 79호선이 내려다보이는 장소에 비를 건립하게 된 배경을 전하고 있다.

가야읍 출신으로 향토방위군 중대장으로 전쟁에 참전한 문을생(1925년생. 2022년 작고) 씨는 생전 본지와 인터뷰(본지 2020628일 보도)에서 당시 비를 세우게된 배경에 이곳에서 인민군과 국군을 비롯한 경찰의 전투가 치열했던 곳으로 주민들은 후세에 이를 알리고 역사의 교훈으로 남기기 위해 세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함안군은 가야읍 지역이 확장되고 도로가 정비되면서 기존의 위치에서 반공전승의 터기념비는 20088월에 150만 원 군 예산으로 옮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위치한 장소는 주민들의 접근이 어려운 함주교 근처 제방의 사각지대로 인적의 왕래가 없는 곳에 사실상 방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야읍 출신으로 서울에 거주하는 이희성 향우는 자신의 선친께서 6·25전쟁에서 애국청년 결사대를 조직하는 중심인물의 역할을 했으며, 인민군과 결사항전(決死抗戰)을 벌였다는 이야기를 어릴 때 선친을 비롯한 주변으로부터 귀가 따갑게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선친의 흔적(자료) 등을 확보를 위해 먼저 기념비를 찾았지만 옮긴 위치가 옛날의 역사성이 없는 인근 지역으로 접근이 어려운 곳에 이전되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기념비를 받치고 있던 기단도 없어 비문은 왜소하기 짝이 없고, 비문 앞에 외곽 도로로 각종 차들이 질주하는가 하면 주차장도 확보되지 않고 여름철에는 잡초와 주변 나무들로 시야를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2008년 8월 말산배수장 부근에 이전된 기념비 

함안군은 이희성 향우의 민원 제기로 함안군이 추경에 예산을 편성하여 하반기 중에 가야읍 당산동 충의공원 내에 반공전승의 터기념비를 새로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충의공원을 새롭게 조성하면서 전몰장병을 기리는 기념비는 국민 혈세로 세웠지만 반공전승의 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웅장하다면서 61년도에 세웠던 기념비를 세울 때 군민들의 성금으로 정성을 들여서 조성된 것과 비교한다면 초라하게 방치되어 있는 반공전승의 터가 더 큰 값어치와 무게감이 훨씬 더 크다고 주장했다.

지역주민들은 함안군이 반공전승의 터기념비를 옮길 때 어떤 생각으로 이전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허탈하다면서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고 기념비는 6·25동란을 경험한 세대들이 낸 성금으로 세웠는데, 함안군이 지금까지 무관심하게 방치한 것은 나라를 지키다 산화한 선열들에게 모욕과 치욕적이다면서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늦었지만, 이번 기회에 전쟁의 역사를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되고 함안(군북면. 가야읍, 여항산(서북산)전투. 칠원읍)이 치열한 전투가 발생한 지역으로 6·25전쟁사를 새롭게 기록하여 후세에 남길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함안신문 (thehaman@naver.com)

댓글0

스팸방지코드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