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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3-09-21 15:45

  • 기획특집 > 특별기고

언행(言行)은 그 사람의 거울이다.

기사입력 2023-03-3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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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광
칠원읍 거주
전 함안축협조합장·수의사

봄이 계절의 여왕이라면 3·4월은 성숙하고 익어가는 달이다.

이를 시샘하듯 꽃샘추위에 몸은 한껏 움츠려 들지만 이제 여름의 문턱에서 벌써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올 날도 코앞으로 다가와 우리가 기다리지 않아도 다음 달 56월이면 여름을 알리는 입하(立夏)는 오고야 말 것이다.

요즘 우리들의 삶은 너무 분주하고 시간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아침에 눈을 뜨자 곧 밤이요. 문밖을 나서자 하루가 다 지나갔다는 생각이 든다. 문명의 이기가 발달하고 생활이 편리할수록 생각의 깊이가 있을법한데 그렇지가 못하다.

보통 사람들은 누구나 거울을 보고 하루를 시작하는데 특히 여성은 예쁜 얼굴을 단장하고 치장하기 위해 거울을 보면서 옷매무새를 바로잡는다.

여성에게는 하나의 필수품이 있는데 분()이나 분첩(粉貼) 등을 넣는 거울이 달린 휴대용 화장도구인 콤팩트(compact)가 그것이다. 거울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서 치아 사이에 무엇이 끼었는지, 지하철 또는 버스에서 좀 더 예뻐지도록 립스틱을 바르는 여성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면도를 하고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상대방에게 호감이 가도록 웃는 모습을 해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현대인에게 거울은 외모를 비추고 가꾸기도 하면서 상대방에게 실례가 되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필수품이다.

요즘에는 휴대폰에 거울이 장착되어 있어 손거울 가지는 수고가 덜어졌다.

이렇게 일상의 시작부터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편리하고 유용한 거울은 언제 만들어졌을까? 아마도 거울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는 맑은 물을 보고 거울을 대신했을 것이다.

거울은 12세기 혹은 13세기부터 등장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지금과 같은 거울은 16세기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사람들이 납작한 유리판에 반사 성질을 지닌 주석과 수은의 합금을 얇은 층으로 입혀서 굽은 기술로 벤사의 선명도를 높이면서 탄생했다고 알려져 있다. 거울은 형태와 모양, 크기,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제작되었는데 반사라는 기본 특성을 살펴 건축에서는 인테리어 장식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거울의 장점이다. 중국 역사상 최고 전성기를 누린 왕조를 꼽는다면 당나라 왕조라고 할 것이다. 이 때문에 태종(太宗)은 늘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군으로 꼽힌다. 그리고 그를 최고의 명군으로 평가하게 만든 가장 중요한 요인은 그가 누구보다 충고와 직언을 잘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자신의 용모를 볼 수 있는 구리거울이 그 첫 번째 거울이고, 정치를 돌아보게 만드는 역사의 거울이 두 번째 거울이며, 언행을 바로잡아주는 사람의 거울이 그 세 번째 겨울이다.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위징이 세상을 떠나자 태종은 너무 슬퍼 5일 동안 조회를 피하며 위징을 추모했다. 위징은 태종을 바르게 이끄는 직언을 서슴지 않았으며 그를 바르게 인도하는 귀감의 거울이었다.

사람의 언행은 그 사람의 거울이다.

거울 속 나를 보면서.

 

더함안신문 (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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