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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3-09-21 15:45

  • 오피니언 > 금강산이야기

98.별금강 호수의 가재들의 반란

기사입력 2023-03-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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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의 골짜기 여울, 시냇가, 자갈돌이 있는 강가에는 가재가 많이 기어 다니고 있어요. 그 가재를 잡아와 솥에 삶으면 검푸른 등의 빛깔이 황금빛으로 변하게 되지요. 이 가재를 두고 우리 조상들은 참 재미있는 설화를 붙여 오늘날까지 전해오고 있어요.

동해의 용왕이 요즘 큰 걱정거리가 생겼어요. 그것은 용왕의 신하들이 봄철을 맞아 금강산의 별금강 호수에 시찰을 다녀온 후부터이랍니다. 별금강 호수를 시찰하여 동해의 여러 마을에 도움이 될 일을 보고 오라고 보낸 것이었지요.

그런데 별금강 호수를 다녀온 신하들이 아주 분개해서 용왕에게 상소문을 올렸어요.

별금강 호수를 다녀온 저희들의 생각을 담아 감히 용왕님께 상소문을 올리오니 이들의 죄상을 천하에 낱낱이 밝혀 엄하게 벌하여 줄 것을 간곡하게 간청하나이다. 별금강 아래 개울, 담소마다 가재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 가재들은 우리 동해바다를 불법으로 탈출하여 그 별금강 호수 마을에 살고 있으니, 이들을 엄하게 다스려 줄 것을 원하나이다.”

용왕은 그 상소문을 보고 깊이 생각했어요. 나라 밖 금강산 별금강 호수의 일이니 신중을 기해야 했어요. 용왕은 형벌을 책임지고 있는 거북이와 가재마을 담당 관리를 불렀어요.

먼저 거북이가 용왕 앞에 불려왔어요. 거북이는 용왕 앞으로 가서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어요.

전하, 저를 부르셨습니까?”

거북 대감, 이번에 어려운 일을 맡으셨군. 지금 즉시 금강산 별금강 호수로 가서 그 골짜기의 냇가에 살고 있는 가재들을 만나 그들이 어떻게 해서 그곳에서 살게 되었는지 알아보고 오게. 혹시라도 동해 바다 가재마을에서 탈출을 한 것이 아닌지 철저히 살펴보고 오게나.”

, 전하의 말씀대로 자세히 살피고 오겠나이다.”

그다음은 동해의 가재마을 담당관리가 용왕 앞에 대령하여 용왕의 분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자네는 가재마을로 가서 가재마을에서 탈출하여 별금강 호수에 사는 자가 있는지 철저하게 살피고 오게나.”

거북이 대신과 가재마을 관리는 즉시 자신들의 임무를 위해 각자가 맡은 곳으로 출발했어요.

며칠 후, 별금강 호수에 갔던 거북이와 가재마을에 갔던 관리가 돌아와 용왕에게 보고를 했어요. 먼저 별금강 호수로 갔던 거북이가 공손한 자세로 보고를 했어요.

전하, 소신이 직접 별금강 호수 아래 개울에 사는 가재들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들은 조상 대대로 그곳에서 태어나서 살아왔기 때문에 동해의 가재와는 전혀 인연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 먼 길에 수고했소. 그다음은 가재마을에 다녀온 결과는 어떠하오?”

전하, 저는 다른 정보를 가지고 왔습니다. 지금부터 천여 년 전에 한 쌍의 가재가 별금강 구경을 갔다가 돌아오지 않은 일이 있다고 하옵니다.”

천여 년 전에 한 쌍의 젊은 가재가 금강산 별금강 호수에 놀러 갔다고? 그렇구나. 그때 금강산 마을에 구경을 갔던 한 쌍의 가재가 퍼뜨린 후손들이 오늘날까지 대대로 별금강 호수에 살고 있구나.”

용왕은 신하들과 신중한 회의를 했어요. 신하들도 동해바다 백성을 다루는 일이라 아주 심각한 자세로 용왕에게 자기들의 이야기를 말했어요.

천여 년 전에 한 쌍의 젊은 가재가 금강산으로 놀러가서 돌아오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별금강 호수의 가재들은 그 후손임이 확실합니다.”

우리 동해바다의 백성이 함부로 밖으로 나가 산다는 것은 엄하게 벌을 주어야 합니다.”

설사 그 가재들이 우리 백성들이라고 해도 합당한 사유가 된다면 다시 생각하여야 할 것입니다.”

용왕은 신하들의 의견을 모은 후, 깊이 생각하여 형벌을 책임지고 있는 거북이 대신을 불렀어요.

별금강 호수 냇가에 사는 가재들이 우리 동해바다에 살던 가재가 틀림이 없다. 우리 동해나라를 탈출한 것이 분명하다. 그들에게 두 가지 길을 주어라. 동해바다 가재마을로 돌아와 살든지, 만약에 그것에 불응하면 그 자리에서 즉시 처단하도록 하여라.”

용왕의 명령을 받은 거북이는 병사들에게 명령하여 가재를 벌할 형벌 도구를 준비하게 했어요. 병사들이 며칠이 걸려 형벌 도구를 준비한 했어요. 거북이 대감이 병사들을 거느리고, 금강산 별금강 호수에 도착하니, 마침 아침나절이라 많은 가재들이 냇가에 모여 놀고 있었어요.

거북이가 아주 근엄한 모습으로 가재들을 커다란 바위 아래로 모이게 했어요. 많은 가재들이 바위 아래로 모여들자, 거북이는 바위 위에서 가재들을 내려다보고 아주 엄하게 말했어요.

지금부터 내 말을 듣지 않는 자는 동해바다 용왕님의 명령을 받들어 엄하게 처단할 것이다.”

거북이가 목소리에 더욱더 위엄을 갖추어 가재들에게 말했어요.

동해 바다의 용왕님께서 별금강 냇가의 모든 가재들을 동해바다 본 고향으로 데려오라는 명령을 내리셨다. 그 이유는 너희들의 원 조상이 이곳 별금강 호수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동해 바다의 용궁의 가재마을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일천년 전에 너희 조상들이 동해바다에서 별금강에 여행을 왔다가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 살면서 후손들을 퍼뜨려 오늘날의 너희까지 온 것이다.”

여기까지 말한 거북이는 가재들의 동정을 살폈어요. 잔뜩 겁을 먹은 가재도 있고, 거북이 말에 반신반의하는 가재도 있었으며, 또 어떤 가재는 거북이의 말에 엄청난 반발을 하는 가재들도 있었어요.

거북이는 그런 가재들의 눈치를 살핀 후, 아주 무섭게 한 마디 했어요.

이제 너희들은 너희들의 고향인 동해바다 가재마을로 돌아가야 한다. 만약 내 말에 반발을 하는 자는 불에 태워 죽일 것이다.”

이러한 무서운 거북이의 말이 떨어지자, 별금강의 가재들은 벌벌 떨었어요. 가재들이 거북이 앞에서 몸을 부들부들 떨며 어떻게 할지를 몰랐어요.

그런데 가재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 가재는 거북이가 하는 말을 처음부터 찬찬히 듣고 있었어요. 그 할아버지 가재는 별금강의 모든 역사를 상세히 알고 있었어요. 하늘의 별, 달 그리고 해님의 이야기까지 알고 있었어요. 그 할아버지 가재는 어릴 적부터 선조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자세히 들어두었어요.

그런 할아버지 가재는 별금강 아래의 전해오는 모든 이야기를 다 알고 있었어요. 솔직히 말해 거북이보다도 별금강 가재의 조상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었어요.

일천여 년 전에 동해 가재마을에서 처녀 가재, 총각 가재가 이곳 별금강 호수에 놀러 와서 별금강의 황홀한 경치에 매혹되어 동해 가재마을로 돌아갈 것을 잊고 별금강에 정착을 하여 후손을 퍼뜨린 것이다. 그 두 가재는 본 고향 동해로 돌아가려고 생각을 했지만 차츰차츰 고향을 잊어갔어요. 그러는 동안 손자가 나고 또 그 아래 손자가 나서 이렇게 별금강 냇가에 눌러 살게 되었지. 우리 집안에 대대로 이어온 이야기이지.’

거북이가 목에 핏대를 세우고 가재들을 향해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어요.

너희들의 조상은 이곳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동해바다 가재마을이 너희들의 고향이다. 동해바다로 돌아가야 한다는 데에 왜 말이 없느냐?”

이때 가재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 가재가 어정어정 앞으로 나서서 거북이를 똑바로 바라보고 말을 했어요.

거북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저는 이 별금강의 역사를 어른들로부터 전해 오는 것을 다 듣고 있습니다. 옛날 동해바다 가재마을에서 처녀 가재와 총각 가재가 놀러 와서 이곳 별금강 호수에 자리를 잡아 후손을 퍼트린 것을 잘 알고 있지요.”

여태까지 격노해 있던 거북이가 할아버지 가재의 말을 듣더니, 표정이 온화해지며 할아버지 가재를 바라보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어요.

그러니, 너희들이 바다로 돌아가겠다는 말이지.”

아닙니다. 우리 조상의 고향이 동해바다 가재마을인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몸과 마음을 키워준 것은 별금강 호수가 저희들의 고향이고 저희들의 어머니 마을이옵니다. 저의 조상이 대대로 살아온 정든 별금강 호수를 어찌 떠날 수 있겠습니까?”

할아버지 가재의 말에 거북이가 발을 동동 구르고 고함을 지르며 으름장을 놓았어요.

무엄한 놈, 그러면 네놈의 몸에는 동해의 검푸른 피가 흐르지 않는다 말이냐?”

이미 천여 년 동안 금강산 별금강 호수에서 다른 족속으로 살아왔으니 어찌 피가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뭐라고? 이놈 봐라. 그러면 네놈의 몸에서 동해의 검푸른 피가 나는 것을 내가 보여주마.”
거북이는 병사들에게 명령을 하였어요.

여봐라, 여기 늙은 가재를 형틀에 단단히 묶고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가재의 등에 피가 흐르도록 힘껏 찔러라.”

포졸들이 쇠꼬챙이를 활활 타는 불꽃에 달구었어요. 할아버지 가재를 형틀에 묶어 놓고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할아버지 가재 등을 찌르려고 준비를 했어요.

거북이는 병사가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할아버지 등을 찌르려고 하는 것을 잠시 멈추게 하고 할아버지 가재에게 다시 물었어요.

만약에 네놈의 몸에서 동해바다의 검푸른 피가 나오면 어떻게 할 테냐?”

거북이의 말에 할아버지 가재는 목소리를 높여 단호하게 대답을 했어요.

나의 몸에서 동해바다의 검푸른 피가 나온다면 당연히 동해바다로 가겠소. 그렇지만 만약에 내 몸에서 검푸른 피가 나오지 않는다면 어찌할 것인가요?”

할아버지 가재의 다그치는 말에 거북이는 머뭇거리다가 어렵게 대답을 했어요.

허허허, 그래? 그렇다면 너희들의 뜻대로 해도 좋다.”

그 말이 떨어지자, 병사들이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늙은 가재의 등과 허리를 찌르자, 할아버지 가재의 등에서 뜻밖에도 황금빛의 피가 흐르기 시작했어요. 검푸른 빛의 피가 나오는 것이 아니었어요.

거북이, 병사들 그리고 모든 가재들이 눈이 동그래져서 고함을 질렀어요.

아니? 황금빛의 피가 흐르네!”

거북이와 포졸들이 놀라서 뒤로 한 걸음 물러섰어요. 할아버지 가재는 거북이를 노려보며 큰소리로 외쳤어요.

, 어쩔 테냐? 내 몸의 피가 검푸른 피가 아니고 별금강의 정기인 황금빛 피가 흐르고 있다. 별금강 아래 냇가에 사는 우리 가재들은 너희들의 족속이 아니라 우리들만의 황금빛 족속이다.”

여태까지 초조하게 지켜보던 별금강 호수의 가재들이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질렀어요.

만세!”

별금강 가재 만세!”

우리들의 핏줄 속에는 별금강 호수의 황금피가 흐르고 있소.”

거북이도 이제 더 변명을 할 수가 없었어요. 이 확실한 사실을 용궁의 용왕에게 보고할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거북이가 동해바다로 돌아간 뒤, 별금강 호수 아래 냇가에 사는 가재들은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동해바다를 다스리는 엄청난 권력을 가진 용왕이 어떤 보복을 해올지 걱정이 되었어요.

며칠 후, 거북이가 당당한 자세로 나타났어요. 오늘은 자기 주변을 호위하던 병사들도 없고 아주 평화로운 웃음을 가득 머금고 가재 마을에 나타났어요. 얼굴에 인자하고 자상한 표정을 띠고 별금강 호수 냇가의 모든 가재들을 불러 모았어요.

동해바다 용왕님의 말씀을 전하겠소. 우리 용왕님께서는 별금강 호수 가재들의 피는 이미 별금강 피를 받아 황금빛으로 변하였으니 동해 바닷가재와는 족속이 다르니, 그대로 별금강 호수에 살아라라고 말씀하셨다.”

별금강 가재들은 이 소식을 듣고 너무 좋아서 서로 얼싸안고 꼬리를 펴고 앞발을 두드리며 기뻐하였어요.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거북이의 얼굴이 한없이 평화로왔어요. 환성을 올리며 좋아하는 가재들과 별금강 호수의 황홀한 자연경관을 정신 나간 듯이 오래도록 바라보고만 있었어요. 그러다 몸과 마음이 그대로 굳어져 그 자리에 한 개의 바위로 굳어지게 되었다고 해요. 그 바위가 바위벼랑 위에 굳어진 거북바위라고 해요.

 

 

 

 

 

 

 

더함안신문 (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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