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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3-09-2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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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문화재를 찾아서 ~ 주리사지 사자석탑

기사입력 2022-12-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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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사와 백암사 그리고 함안향교를 가로질러 별천계곡으로 향하는 길에 잠시 함성중학교에 들렀다.

학교 정문 입구 좌측에는 옛 주리사지 터에서 옮겨온 사자석탑 한기가 학교 뜰에 자리 잡고 있었다.

탑은 원형보존이 되지 않고 파손이 심하여 문화재로서 가치는 떨어져 보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단 네기의 사자석탑이라는 점에서 학술적인 가치가 있는 문화재라고 할수 있으며 현재 존재하는 사자석탑으로는 주리사지 사자석탑과 더불어 구례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 홍천 괘석리 사사자 삼층석탑, 제천 사자빈 신사지 구층 석탑이 남아있다.

강원도 고성 금강산 금장암지에서 사자석탑이 남아있었지만 한국 전쟁이 발생하면서 금강산 일대에 포격이 많이 이루어졌고 지금은 북한의 영역이 되어 그 존재 유무를 확인할 방법이 신통치 않으며 주리사지 사자석탑은 통일 신라시대 말미에 만들어진 탑으로 추정되며 명칭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원래는 여항산 자락의 옛 주리사지 터에 있었던 것인데 일제 강점시대 함안면 면사무소로 이전하였다가 8.15 해방 이후 다시 함성중학교 교정에 옮겨온 것으로 적지 않은 수난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석탑이다. (1972. 2. 12. 도 문화재 지정)

사자석탑은 원래의 층수는 옥개석 파편을 수집해 본 결과 5층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통일신라시대는 오층석탑이 거의 만들어진 예를 볼 수 없는 점을 고려하여 삼층의 탑신을 가진 석탑으로 복원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주리사지 사자석탑은 구례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에 비해 후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며 또 탑신을 떠받치고 있는 사자상에서 느끼는 기운은 화엄사의 사자상에 비하여 다소 중량감이 떨어진 느낌을 받으며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고려시대에 제작된 홍천 쾌석리 사사자 삼층석탑이나 제천 사자빈 신사지 사사자 구층 석탑에 비해 더 이른 시간에 조성된 석탑의 분위기가 풍기며 시기적으로 살펴보며 통일신라 거의 말기 즈음에 조성된 것이 아닐까 추정해 본다. 또한 기단부의 사사자와 2, 3층의 옥개석과 옥신석 그리고 상륜부(相輪部)의 노반(露盤)만이 잔존하고 그 밖의 부재는 모두 망실되었고 학교 교정에는 주리사지 터에서 수습된 많은 조각품들이 자리하고 있는바 사자석탑 외에도 한기의 석탑이 더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잔여 옥개석들이 쌓여 있어 합리적인 추론을 해본다.

한편 석조 문화재는 국가지정문화재 중 약 25% 차지하고 도 지정 문화재 중에서도 28%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국에 존재하는 문화유산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조 문화재의 수가 많은 것은 그 재질적 특성으로 인해 전쟁이나 방화 등으로 인한 파괴가 적어 원형 유지가 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리사지 사자석탑은 원형을 보존하지 못해 아쉽게도 202111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 번호가 해지되어 경상남도 유형문화재로 재지정되었으며 또한 문화재 보존에 만전을 기해 후세에게 있는 그대로를 물려주는 지혜를 발휘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더함안신문 (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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