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 2023-09-2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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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12-02 14:45
어부나 낚시를 위주로 삶을 꾸리고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 중에 자신의 수고를 들게 하는 방법으로 가마우지 새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가마우지는 부리가 길다. 부리도 길지만 목도 길어서 고기를 잡으면 꿀꺽 삼키기가 쉽다. 가마우지가 자신만을 위해 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것이 정확한 삶의 방법이지만 가마우지의 생태구조를 잘 아는 어부의 꾀에 의하여 가마우지는 사람이 시키는 학습(전문가에 의하면 조건반사라고 한다)에 따라 물고기를 잡게 된다. 부리가 긴 가마우지가 물속의 고기를 순식간에 무는 것을 바로 삼키지 못하도록 긴 목의 일부분을 단단한 끈으로 숨 쉴 공간만 남기고 묶어버린다. 묶어졌지만 가마우지 자신의 습성에 따라 고기를 순식간에 낙아 챈다. 고기가 긴 부리 속으로 넘어가기도 전에 목 중간에 묶어진 끈 때문에 고기는 삼켜지지가 않는다. 옆으로 물기도 하고 꼬리부분만 남긴 채 삼키기도 한 모습을 보는 순간 어부는 가마우지의 목을 쥐어 잡고 고기를 빼 내어 바구니에 담는다. 가마우지에게는 묶여 남겨진 공간으로 삼킬 크기의 고기 하나를 던져준다. 가마우지가 꿀꺽 삼키는 순간 어부는 막대로 가마우지를 물속으로 내 쫓는다. 반복되는 가마우지의 고기 잡는 학습으로 어부는 힘 드는 것 없이 고기를 잡는다. 자연생태의 관찰로 터득한 삶의 지혜라고 하기에는 슬픈 생태파괴의 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가마우지는 물가 한적한 곳에서 자유로이 물놀이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묶여진 상태로 보이지 않는 감시를 받으며 제한 된 공간에서 자신의 시간을 활용하지 못한 채 반사조건에 따라 슬프게 살고 있다. 어부는 오늘의 일에 만족을 할 만큼 물고기의 양이 넉넉하면 다리를 뻗고 깊은 잠에 들 것이다. 가마우지의 고생따위는 작은 물고기 한 마리 던져준 것으로 끝내버린다.
누추하게 생긴 개 한 마리가 뒹굴고 달리고 넘어지고 숨바꼭질도 하며 난리를 피는 것을 바라보던 개가 바라보며 욕을 퍼 붓는다. ‘바보 등신 멍청이... 생긴 대로 놀고있네’ 라고. 누추하게 생긴 개는 주인이 없는 개다.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놀고 싶으면 논다. 누추하게 생긴 개를 보며 욕하던 개는 그럴싸한 개집에서 산다. 집안에 먹을 것도 있고 푹신한 자리도 깔려있다. 마당은 잔디로 깔려있어서 먼지가 없으니 개털을 더럽힐 일도 없고 더럽혀지면 주인이 씻겨준다. 가끔은 예방주사도 맞혀주어 병에 걸릴 일도 없다. 사람들은 깨끗한 개에게 ‘엄마랑 산책하러 가자, 아빠랑 산책하러 가자’ 라고 중얼거린다. 엄마도 아빠도 사람이 아닌 개가 조상인가보다. 그 모습을 보고 누추한 개는 ‘개판이네’라고 멍멍거린다.
가마우지와 개판인 개의 모습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다. 삶을 이어가기 위해 빈한한 자는 가마우지처럼 헌신하고 복종하며 주어진 공간에서 할당량의 일을 제대로 감당해내야 멸치라도 받아먹을 수가 있다. 개판인 개 가족의 일원이 되어버린 개는 자유가 속박되어 개 엄마와 개 아빠가 주는 먹이에 침을 흘리고 줄에 묶여 제한된 공간에서 달리고 걷고 쉬기도 한다. 누추한 개는 개의 본분은 충분히 갖추고 살아간다. 자유가 속박된 삶, 그것은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
더함안신문 (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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