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3-09-27 12:22

  • 오피니언 > 황진원 칼럼

노인 수난기(受難期)

기사입력 2021-08-18 17:22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황진원(논설위원)

군북출신/전 장유초 교장

 

전국이 늙었다최근 어느 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한 눈에 풍기는 느낌이 긍정보다 부정적인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2020년 인구 주택 조사 결과 전국 250개 지자체 전체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를 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어, 필자의 느낌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신문에서는 2040년 기준, 생산가능 인구(1564)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65세 이상 인구가 64.9명으로 202022.3명에 비해 20년 만에 2.9배 늘어난다고 한다.

국민 수명이 길어져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그것에 걸맞게 출산 인구가 늘어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출생아 수는 10년 전에 비해 60%로 하락했다. , 적은 수의 인구가 많은 수의 인구를 부양해야 하는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이 문제다. 달리 말하면 노인이 국가의 미래에 골칫덩어리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평생 젊음을 바쳐 일했다. 그 덕택으로 살 만한 나라가 되었다. 이젠 한시름 놓고 노후를 즐겨야 할 그들은 아직 시련이 끝나지 않았다. 신문 기사를 통한 그들의 서러움을 알아본다.

65세에서 69세의 절반이 일터로 내몰린다. 이 연령층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200840%에서 202055%로 뛰었다. 이들이 경제 활동을 하는 이유는 생계비 마련이란 답이 74%에 달한다. 노인 단독가구 비율이 200867%에서 202078%로 증가하여 자녀와의 동거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그들은 자녀에게 생계를 의존하지 못해 스스로 생계를 책임지고 살아야 하는 것이 일터로 몰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은퇴하니 벼락 거지가 되었다는 기사도 있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국민은 은퇴 후 적정 생활비로 가구당 월 294만원이 필요한데, 은퇴자 중 55%준비부족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고령층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월 90만 원 가량의 돈으로 어렵게 생활한다. 직장에서 고정 수입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던 그들은 은퇴와 동시에 쪼들리는 생활이 시작된다. 고령층 재산의 상당수는 부동산에 몰려있다. 급격히 오르는 공시지가는 이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 공시지가는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금과 건강보험료 등의 각종 준조세가 결정된다. 이것은 현 정부 들어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에 따라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노인세부담을 안고 살아간다. 인터넷을 몰라 편리한 생활을 할 여건을 누리지 못함은 물론 오히려 금전적인 부담도 커다는 이야기다. 은행, 주민센터 등 대면(對面)창구를 찾다보니 추가요금이 더 붙는다. 경조사 부조금도 은행 창구를 찾으면 수수료가 붙는다. 카카오 톡이나 은행 앱에서 하면 시간은 물론 수수료도 대부분 우대 받을 수 있지만 그런 실력이 못된다. 주식 투자를 해도 스마트폰 앱을 사용할 줄 모르면 2배 이상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비대면 혜택은 코로나 시대에 더욱 발달해서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지 못하는 노인층은 갈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다.

가게에서는 손님이 아니고 손놈대접을 받는 경우도 있다. 연령이 높다고 반말을 하면 젊은 종업원은 마음속으로 손놈으로 대접한다는 기사다. ‘손님은 왕이다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되어 가는가 싶다. 이 정도면 노인의 자리는 가시방석이다.

노인 누구에게 물어봐도 젊었을 때 한 가닥 안 한 사람 없다. 나이가 들면 젊은 시절의 그 넘치는 에너지는 갈수록 찾기 힘들다. 몸도 정신도 의기소침(意氣銷沈)해 진다. 옛날에는 자녀가 부모의 노후를 책임졌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국가와 사회가 보살펴 주지 않으면 의지할 곳이 없다. 복지도 좋지만, 노인공경의 사회 인식이 더욱 절실히 요망된다.

 

더함안신문 (thehaman@naver.com)

댓글0

스팸방지코드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