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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3-09-2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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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아래

손양원기념관

기사입력 2021-06-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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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남순(서울거주/산인면 출신/시조 시인)

 

  

하나님 말씀대로 실천하고 살아갔던

이 시대 큰 어른을 함안이 품었으니

우러러 무릎 꿇는 곳, 달빛으로 닿으소서

독립 혼이 깃든 채로 여기 선 나무 한 채

광야의 낙타처럼 의연히 내린 뿌리

등허리 구불텅해도 피워 올린 꿈을 보라

흐슬부슬 흐무러진 형제자매 손을 잡고

그침이 없는 기도 눈물로 닦아주며

당신은 지상의 십자가, 주춧돌을 놓았다

사무친 총부리를 끝끝내 부여안고

핏줄을 이어주던 형형한 붉은 마음

백날에 다시 또 백날, 꽃으로 오옵소서

 

 

 

시작노트:

 

우후죽순 늘어나는 요양원 들창 위 놀빛이 슬픈 가을날을 건너며, 예수님을 닮은 사람, 손양원 목사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애양원, 여수를 떠올리는데 사실 그 분의 고향은 함안이다.

고향이 품어준 기념관을 찾아 고개를 숙인다.

 

기념관을 방문했을 때 넓은 마당에 우뚝하니 선 배롱나무,

그분의 생처럼 구불텅한 꽃대의 마디마디에 깃든 혼이 가슴을 뜨겁게 했던 그날이 생생하다

 

 

더함안신문 (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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