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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3-09-2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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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온그대로 하늘을 여는 함안 입곡군립공원

기사입력 2021-05-2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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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 명예기자 공현선

 

 

봄은 해마다 같은 옷차림으로 온다. 꽃나무마다 옷 깃 여미는 순서도 변하지 않는다. , 봄이 왔다. 봄은 왜 사람 마음을 들뜨게 하고 설레게 만들까? 연분홍 꽃잎이 바람에 화라락 화라락 떨어져 내린다. 아름다운 봄날의 판타지, 그 속으로 들어가 본다.

 

함안 입곡마을 온새미로, 자연에서 온그대로

 

함안 온새미로 마을에 봄이 앉았다. “그대가 따뜻해서 봄이 왔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자유롭지 못한 일상이, 단어 하나에 문장 한 줄에 마음이 꽂힌다. 함안 입곡마을은 권역사업의 일환으로 온그대로, 온새미로라는 마을 브랜드를 만들었다. 가르거나 쪼개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우리말인 온새미로에서 착안하여, 자연을 훼손하지 않음을 원칙으로 물놀이장 이름은 입곡 온그대로이다. 어려운 한자말보다 우리말은 정겹고 부르기도 좋다.

 

  ▶입곡공원 문자조형물

함안 입곡군립공원은 함안 9경 중 하나로, 봄이면 주변 산책로는 벚꽃으로 눈이 부시고 가을이면 단풍 길이 일품이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농업용수를 마련하기 위해 만든 입곡저수지 일대에 조성한 공원이다. 이 저수지는 함안에서 제일 큰 저수지로 생긴 형태는 길쭉한 고구마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럴까? 이곳에 와 있으면 마치 강에 와 있는 느낌이다.

 

  ▶출렁다리

봄놀이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소가 함안 입곡군립공원이다. 마산에서 거리로 보면 그다지 멀지는 않지만, 공원을 처음 방문했던 시기는 5~6년 전 부처님 오신 날로 기억한다.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이면 함안 보갑사에 갔다가 들르는 장소가 입곡군립공원이었다. 연둣빛 출렁 다리, 적당한 간격을 두고 앉은 데크 쉼터, 적당한 그늘로 숲 텐트가 되어

주는 나무들, 숲과 사람이 공존하며 함께 어우러지는 공원이었다.

 

함안 입곡군립공원 내 주변 시설

 

나날이 새롭게 변신하는 시설물이 눈길을 끈다. 입곡공원 입구 새로 만들어진 입곡공원교는 202010월에 완공된 아치형 다리는 길이 62M이며 폭은 13M이다. 교각 양 옆으로 #IPGOK 라고 적혀진 말풍선 포토존과 영문 이니셜로 만들어진 다섯 개 의자가 신기하고 재미있다. 성큼 앉아보고 싶다.

 

  ▶영문 이니셜 의자

그 옆으로 온새미로공원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다리 건너 바로 주차장이다. 전기자동차 충전시설까지 갖추어져 있다. 나른한 봄날 오후, 봄 햇살 머금은 저수지는 반짝이는 물비늘로 눈이 부시다.

 

  ▶포토존

입곡 삼림욕장 입곡단풍길 산책로는 체험 관광시설 공사로 한시적으로 폐쇄되었다. 야생화와 예쁜 산책로는 포기하고 무지개다리를 건너 저수지 데크 길로 향한다. 다리 입구 오래된 벚나무는 아직도 건재하다. 길 건너 온새미로 식당은 함안 입곡 주민들이 직접 생산 판매하는 친환경 농산물 판매장이다.

 

어린이공원과 아라힐링카페 뱃놀이

 

저수지를 끼고 있는 작은 놀이터는 어린이 공원이다. 아이들의 키높이에 맞춘 자연 생태 환경 표지판이 있다. 숲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차이와 자연의 소중함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비록 작은 어린이 놀이터지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놀이는 물론 나무로 만든 운동기구도 함께 비치해 두었다. 저수지 건너편 소나무 숲에는 백로 가족들이 일광욕을 즐긴다. 수면을 춤추듯 나는 백로의 날갯짓을 담아 보려 했으나 거리가 멀어 잘 담지 못했다.

  ▶어린이 공원

저수지 둥실둥실 떠있는 둥근 배는 아라힐링카페다. 지금이 배 타기 좋은 날이다. 따뜻한 바람과 햇살이 있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손님이 별로 없다. 주말이 아니라 더욱 그럴 테지만 예전에 이용해 본 적이 있다. 뱃놀이 하며 마시는 커피는 정말 달달하고 맛있었다. 아라힐링카페 운영시간은 10:00 ~ 18:00으로, 30분에 4인 기준 20,000(보트당/15천 원))이며 1시간은 4인 기준 30,000(보트당)이다. 지금은 코로나로 4인까지 가능하지만, 가족이라면 5인까지도 탑승 가능하다고 한다.

 

6월 개장을 꿈꾸는 익사이팅 스카이 사이클

 

아라힐링카페 근처 꽤 큰 규모의 철 구조물이 세워져 있다. 건너 편 입곡산림욕장 산책길 공사와 연결된 듯하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하늘 자전거 공사라고 한다. 물 위를 자전거로 저어서 건너가는 익사이팅 스카이 사이클이다. 이 사업은 함안군이 관광자원 개발을 위해 도비 195천만 원, 군비 105천만 원 등 총 30억 원을 들여 입곡저수지 양쪽에 15m 높이 타워 2기와 스카이 사이클 6라인을 설치하는 것이다.

 

  ▶아라힐링카페 무방보트와 스카이 사이클 철구조물

스카이 사이클은 입곡저수지 수면 10m 상공에 설치된 와이어에 의지해 특수 제작한 자전거를 타고 255m 거리를 왕복하는 시설로 올해 5월에 준공하여 6월에는 체험관광시설을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라 한다. 아마도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얼마 되지 않아 국내 최초 물위를 건너는 익사이팅 스카이 사이클이 탄생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오후 햇살에 눈부신 입곡 단풍길

 

도로와 저수지 사이 새로 조성된 데크길을 걷는다. 이곳은 소나무숲길이다. 아직 잎을 달지 않은 나뭇가지들이 저수지 물속에 반영되어 그 모습이 가히 일품이다. 물색 또한 햇살 내리는 곳곳마다 아름다운 윤슬로 눈이 부시다. 해먹처럼 보이는 연둣빛 출렁다리를 만난다. 다리는 건너지 않고 돌아오는 길목으로 남겨두었다. 곧장 입곡단풍길로 들어섰다. 사각파고라를 만났지만 이미 사람들이 앉아 담소 중이라 앉지 않았다.

 

  ▶입곡 단풍길 안내표시판

산책길 군데군데 벤치가 있어 잠시 앉아 명상하기 좋다. 물비늘을 일으키는 저수지를 바라보며 멍 때리는 장소로 딱이다. 요즘은 TV에도 멍 때리는 프로가 있다. 10분 정도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데 그 10분이 얼마나 긴지, TV만 가만히 보고 있으면 눈이 아프다. 피톤치드 쏟아지는 소나무 숲에서 멍 때리는 시간은 10분으로는 부족하다. 이 길은 따뜻하고 보송보송한 흙길이다. 아예 신발을 벗고 걸으면 건강에 더욱 좋을 것 같다. 앞산이 강물에 몸을 뉘었다. 그 풍경은 그림 같다는 표현은 식상하다. 가히 어떤 산수화와도 견줄 수 없다.

 

  ▶단풍 데크길

시나브로 도착한 곳은 벌써 저수지 둑이다. 이곳에서 아라길과 입곡군립공원 팔각정 가는 길 이정표를 만난다. 야자매트가 길게 깔려있다. 매트의 작은 틈 사이로 봄이 쑥쑥 자라고 있다. 저수지 둑길을 지나 데크 계단으로 오른다. 가운데 작은 전망대가 그림처럼 걸려있다. 건너 편 지나온 숲 길위로 산 벚꽃이 뭉게뭉게 떠다닌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계단을 따라 절벽에 오른다. 데크 울타리 푯말에 심상찮은 글이 적혀있.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혼자라고 생각말기힘들다고 포기말기”. 가슴이 쿵! 울린다.

 

  ▶위안 문구

이 보시게 여길 용케 잘 찾아오시었네, 여긴 자네가 찾던 아주 적당한 곳이지. 자넨 이렇게 적당한 곳을 잘 찾을 수 있는 사람이라네. 자네가 지금 이곳을 잘 찾아오시었듯이, 돌아가는 길도 곰~~이 생각해보면 분명 잘 찾을 수 있을 것일세. 부디 돌아가는 길에는 입곡공원 한번 둘러보고 가시게나.”

- 간뎅이 작은 사람이 간뎅이 배 밖에 나온 사람에게 -

 

삶이 힘들어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위안이 되는 문구다. 이렇게 멋진 글을 지은 간뎅이가 배 밖에 나온 사람은 누구일까?

하늘아래 우뚝 솟은 팔각정에서

 

팔각정에서 걸어온 길을 바라본다. 바쁘고 고단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숲속 나무들은 지금이 제일 바쁘지 않을까? 꽃도 피워야하고 잎도 달아야한다. 그래서 봄에는 비가 자주 내리나보다. 봄은 귀하고 아름답다. 오랫동안 우리 곁에 머물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사람들이 하나 둘 점점 멀어지고, 아기를 태운 유모차 한 대가 연둣빛 출렁다리를 지나가고 있다.

 

  ▶팔각정

함안 입곡군립공원은 출입구가 따로 없다. 길섶 사이로도 진출입이 가능하다. 입장료가 따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지도 모른다. 요즘은 가는 곳 마다 나를 체크해야 한다. 코로나19 QR 코드는 이제 교통카드처럼 익숙하다.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위한 작은 수고로움이다. 앞으로 개장하게 될 익사이팅 스카이 사이클로 많은 사람들이 함안 입곡군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에 빠져들었으면 좋겠다.

 

더함안신문 (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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