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숙(본지 기자)
결혼 때 큰돈 주고 혼수로 갖고 온
**가구 티크장롱 속에는
가히 골동품 수준인 옷들이 몇 개 걸려있다
버릴까?
아냐 이거 비싼 거야
누구 줄까?
아냐 살 빼서 입어야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다시 집어 먼지 툴툴 털어 장롱 구석에 쑤셔 넣었더니
축 늘어져 있는 몰골이 전설의 고향 세트장 같다
에라이
마음 단디 붙잡고 몽땅 끄집어내어 내동댕이쳤다
그리고는 헐렁해진 장롱 속과 익숙해지려고 눈알을 굴려본다
조금은 낯설지만 빈공간이 여유롭고 괜찮다
2019년 12월 15일에
나에게 있는 인연들도 정리하려한다
내게 맞지 않았던 인연들은
마음 단디 묵고 정리해서 빈 공간을 만들어 놓으려한다
그리고는 고운 인연이 앉을 예쁘고 폭신한 의자를 들여 놓으련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고린도후서 5장 17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