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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3-09-2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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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엔지니어로 살아간다는 것은

part3.〈미래의 엔지니어〉

기사입력 2018-08-2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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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건화 황광웅 회장님

엔지니어라는 직업은 분명한 존재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엔지니어들은 창조성(Creativity)과 연결성(Connectivity)이라는 핵심가치를 창출해냄으로써 지구 공동체에 널리 이로움을 주고 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이웃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미션으로 삼는다

 

 한 평생을 엔지니어의 길로 매진해온 필자가 깊게 감명받은 한 편의 시를 소개한다.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이 시에서 내린 성공의 정의는 참으로 명쾌하다. 성공이란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이란다. 이 대목에서 엔지니어로서의 직업적 가치를 가슴 뿌듯하게 느끼게 된다. 우리 엔지니어들이 바로 그런 일을 수행하고 있는 것 아니던가. 도로·철도·항만 분야의 엔지니어들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물자, 문화와 문화를 이어주는 일을 한다. 상하수도, 수자원, 환경 분야의 엔지니어들은 위생적인 물을 제공하고 자연재해로부터 지켜주고 생태계를 건강하게 보존한다. 도시 분야의 엔지니어들은 안락하고 행복한 삶의 공간을 제공한다.

 이처럼 엔지니어라는 직업은 분명한 존재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엔지니어들은 창조성(Creativity)과 연결성(Connectivity)이라는 핵심가치를 창출해냄으로써 지구 공동체에 널리 이로움을 주고 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이웃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미션으로 삼는다. 그래서 우리가 지닌 기술을 ‘행복 기술’이라고 표현하는 것이고, 건설엔지니어링 산업은 인간이 지구상에 살아가는 한 지속될 산업이라고 단언하는 것이다.

 빙산은 10%만 수면 위에 떠 있고 90%는 물에 잠겨 있다. 비유해보면 물속의 거대한 몸체는 어떤 일을 하는 이유(Why)와 방법(How)이고, 이것들의 결과물(What)이 물 위의 10%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빙산의 일각, 즉 눈에 보이는 아웃풋에만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누가 큰 성공을 거뒀다고 하면 성공의 화려함에 매료될 뿐이지, 성공을 이루기 위해 그 사람이 어떤 꿈과 목표를 지녔고 어떤 자세로 살아왔는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성공의 원동력으로 작용한 빙산의 밑부분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너는 성적(What)이 고작 그 정도냐?”라며 아이를 채근하는 부모는 많아도,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근원적인 문제인 왜(Why)에 관심을 갖는 부모는 적다. 공부를 해야 하는 또렷한 이유를 스스로 찾아내도록 아이를 이끌어주면, 놀자고 아무리 꼬드겨도 열심히 공부만 하는 아이로 변화시킬 수 있을 터인데 말이다. 이처럼 왜(Why)는 중요하다. ‘이유’를 확실하게 정립한 사람은 목표를 향한 자동항법장치를 몸에 장착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당신은 5초 이내에 즉답할 수 있는 사람인가?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욕구를 다섯 단계로 구분한다. 생리적 욕구를 시작으로 안전의 욕구, 소속의 욕구, 존경의 욕구를 거쳐 피라미드 정점에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자리하고 있다. 엔지니어는 인프라 구축을 통해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일을 하기에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다. 나아가 훗날 재능기부 등을 통해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점까지 감안하면, 엔지니어 스스로는 존경의 욕구는 물론이고 최상위권 욕구인 자아실현의 욕구에까지 도달할 수 있는 기회를 손에 쥐고 있는 셈이다.

 이쯤 되면 엔지니어에게 직장은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꿈터’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직장은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통로가 될 테니까 말이다. 더욱이 100세 시대를 맞아 엔지니어는 장수하는 직업으로 재조명받을 수 있다. 엔지니어링 산업은 공장, 설비가 없는 전형적인 지식산업이다. 알파고가 아무리 진화되어도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존재인 ‘살아 숨쉬는 인간’으로 이루어진 조직이다. 사람이 최고의 자산인 만큼 관계론적 경영요소들이 크게 강조되어야 한다. 특히 직원들의 성취동기를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경영상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성취동기를 스스로 강화하는 데 제1의 조건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다. 엔지니어로서의 직업적 가치를 확고하게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성공은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 엔지니어들

은 사람들이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

다. 지금 우리는 목적을 지닌 삶,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다. 깊은 기쁨과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더함안신문 (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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