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건화 황광웅 회장님
새해를 맞이하여 많은 분들이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새해엔 이를 꼭 이루겠노라고 다짐하곤 한다. 이러한 다짐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으려면, 꿈과 목표가 생명력을 갖고 지속성을 발휘하려면, 그 속에 절박함이나 간절함이 담겨 있어야 한다. 새해엔 가슴속에 소망의 씨앗 하나씩을 심고 행동에 나서자.
1988년 7월, 스코틀랜드 근해의 북해유전에서 석유 시추선이 폭발했다. 이 사고로 168명의 목숨이 희생되었다. 그 자리에 앤디 모칸도 함께 있었다. 불길에 휩싸인 갑판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확실한 죽음을 의미했다. 갑판에서 수면까지의 높이는 무려 50m. 두려움이 엄습하여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그는 차가운 바다 위로 몸을 던졌다. 삶과 죽음을 가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는 확실한 죽음을 거부 하고 불확실한 죽음(가능한 삶)을 선택했고 기적적으로 지옥의 불길에서 살아남았다. 절박함이 그를 살렸다.
새해를 맞이하여 많은 분들이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새해엔 이를 꼭 이루겠노라고 다짐하곤 한다. 이러한 다짐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으려면, 꿈과 목표가 생명력을 갖고 지속성을 발휘하려면, 그 속에 절박함이나 간절함이 담겨 있어야 한다. 절박함이란 앤디 모칸의 경우처럼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현재의 부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감정이다. 한편 간절함이란 미래에 성취하고자 하는 꿈이나 목표, 비전을 온 마음으로 갈구하는 감정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절박함은 이곳을 떠나야 하는 이유이고 간절함은 그곳으로 가야 하는 이유이다.
“만약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불러 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줄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는 말이 있다. 꿈과 목표를 실현하는 힘은 간절함에서 나온다. 목표를 향해 정조준되어 있는 사람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우직하게 걸어가는 힘을 발휘하게 된다. 소는 발걸음이 굼뜨지만 만리를 간다. 쉼 없이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훗날 만들어낼 결과를 절대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지속성과 실현 가능성이 높은 목표란 어떠한 요건을 갖춰야 하는 것일까? 세 가지로 압축하여 설명해 보겠다. 첫 번째는, 어렵고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자신이 지닌 능력의 120%를 발휘해야만 달성이 가능한 수준을 목표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학습된 무기력의 늪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일수록 의도적으로 어렵고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매진하는 것이 좋다. 목표의 높고 낮음과 그 결과치 간의 상관성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낮은 목표나 중간 목표를 설정한 사람들에 비해 높은 목표를 설정한 사람들의 성과가 훨씬 좋게 나왔다고 한다.
두 번째는, 계량적으로 측정 가능한 목표이어야 한다. 글로벌 시대를 맞이하여 외국어 공부를 목표로 삼는 분들이 많은데, 목표를 그냥 ‘영어회화 공부’라고 하면 너무 모호하다. 목표가 두루뭉술하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하루 1시간씩 영어회화 공부’라고 공부 시간을 못 박든가, 아니면 ‘올해 토익 스피킹 850점’ 등으로 딱 부러 지게 목표를 설정하여 퇴로를 차단하는 것이 좋다. 목표는 자신과의 약속이다. 그 약속을 모래 위가 아니라 바윗돌에 새긴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따라서 구체성(Specific)과 측정 가능성(Measurable) 은 필수다.
세 번째는,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그릴 수 있는 목표이어야 한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법이다. 그러므로 목표를 종이에 써서 벽에 붙인다거나 책상 유리판에 넣고 수시로 보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이다. 글로벌 엔지니어를 꿈꾸는 이는 세계 무대를 누비며 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생생하게 상상할 줄 알아야 한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며 사는 사람은 결국은 그 꿈을 닮아간다. 이를 거울 효과 (Mirror Effect)라고 한다. 생생한 꿈과 목표는 실현 가능성이 높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원씽(ONE Thing) 운동을 2 년째 펼치고 있다. 선택과 집중, 즉 “한 가지 중요한 일에 집중하자” 는 취지로 시작한 이 운동을 계기로 회사 전반에 변화의 물결이 서서히 일고 있다. 하나의 목표를 정하고 이를 공표하고 실행 결과를 스스로 피드백하는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되풀이함으로써 개개인의 잠재능력을 개발하고 역량을 향상시키는 것이 원씽 운동의 목적이다. 이 운동을 통해 개인적인 삶과 직업적인 삶이 한층 풍요로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새해엔 가슴 속에 소망의 씨앗 하나씩을 심자. 목표를 또렷하게 세우고 행동에 나서자. 소망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표정이 밝다. 얼굴에는 늘 미소가 담겨 있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그 파문이 둥글게 퍼져나가듯, 이 땅에 소망의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행복의 미소가 널리 퍼져나가기를…. 그리하여 새해 병신년은 스쳐도 웃고, 마주쳐도 웃고, 일부러라도 웃는 ‘스ㆍ마ㆍ일’의 해가 되기를 소원한다.